프랑스에서 티비를 볼 때, 왜 저렇게 오래된 드라마를 보는거야?
우리나라 방송에서는 예를 들면 "모래시계"라는 드라마를 옛날에 방영한 원래 드라마를 내보내지 않는다.
보통 리메이크를 한다거나 혹은 새로운 드라마를 본다.
그런데 프랑스 사람들은 오래된 드라마라도 작품성이 뛰어나거나 흥미가 있다면 기꺼이 다시 본다.
미국 사람들이 프렌즈 드라마를 아직도 보는 것 처럼이랄까?
프랑스에는 프랑스인들이 만드는 드라마가 별로 없다. 프랑스어를 배우려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추천 해달라고 한다면 프랑스 사람들은 깊은 고민에 빠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미있는 영화를 알려줘 라고 물어 본다면 정말 뜬금없이 중세시대에 나오는 한 50년전 찍었을 만한 영화를 추천해준다. 정말 재미있다면서 프랑스 인의 유머가 담겨있다면서 말이다.
처음에는 약혼자 집안만 그런가 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촌들도 추천해주는 영화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찍었을 만한 영화를 추천해준다. 그리고 좋아하는 미국 드라마는 뭐냐는 질문에 정말 내가 듣지도 못한 오래된 미국드라마 이름이 나온다.
나는 사실 아무리 재미있어도 오래된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찍은 오래된 드라마는 보기가 싫다 화질도 가끔씩 별로이기도 하지만 뭔가 새것을 보는것에 익숙해 진 탓일까? 그래도 추천해주니 오래된 유머스럽다는 프랑스 영화를 볼 계획이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한국인이라서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개인 차이일까?
프랑스 사람들은 물건을 사용하면서 영혼을 담는 것 같다. 오래된 쇼파를 보면 나는 '엇 이거 이제 바꿀때가 된 것 같아! 물건은 물건이지 새 물건을 사기에 급급하지만' 프랑스 사람인 쿠팡은 ' 이 쇼파는 내가 대학생때 부터 나와 함께 했어 내 대학교 시절을 함께했지'라며 말한다. 이정도면 나와 쿠팡의 차이라고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 드는 점이 있다.
바로 프랑스어다. 프랑스어를 배울 때 가장 짜증나고 가장 헷갈리고 어려운 것이 바로 '성별'이다.
우리는 국어 시간에 의인화 한다고 배운다. 사물을 사람인것처럼 표현하는 방법.
프랑스어의 모든 사물은 성별이 있다. 사람처럼 말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처음 프랑스 왔을 때 혼자 속으로 "깔깔깔"웃었던 적이 있다.
쿠팡의 엄마가 "그녀는 정말 좋아"라고 말을 했는데. 나는 한 참동안이나 그녀가 누구지?를 생각했어야 했다. 물론 그녀는 식탁이었다.
이런 언어적인 면에서 사물에 감정을 더 담게 되는게 아닐까 싶다.
집도 그렇다. 난 오래된 집이 싫다. 프랑스 곳곳에 오래된집이 많고 오래된 중세 마을의 집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고 실제로 많이 살고 있다. 우리 나라로 치면 오래된 황토집에 살려고 난리 법석인 것이다. 하지만 난 새로 지어진 아파트에 살고 싶다. 오래된 집은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습하고 벌레들하며 쥐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하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이라면 오래된 집이라도 리모델링을 해서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말이 좋아 리모델링이지 리모델링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나는 아무리 아름다운 니스 해변 앞이라도 살고 오래된 집이라면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내가 유독 새것을 좋아하는 것일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건 문화적인 면에서 많이 다른 것 같다. 프랑스 사람들이 자기 시간을 함께 보내준 사물에 감사하며 아끼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난 누가 뭐라고 해도 새 제품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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