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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커플이야기/쿠핑의하루

다 잘 먹어서 좋은 쿠팡

한국인이기 때문에 문득 문득 떠오르는 음식은 안 먹을 수 없다. 

요즘에 스페인하숙을 보면 거기에 나오는 음식은 다 해먹어야지 !하고 결심을 하고는 그 날 바로 해먹어 버린다. 

가끔식 내 불타오르는 식탐 때문에 쿠팡 생각은 멀리하고 무조건 한식만 요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지금 생각하면 난 정말 행운아다. 

내가 아일랜드에 살 때, 아일랜드 커플들은 한국 음식을 그냥 그냥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쿠팡은 조금 특별하다. 쌀밥을 엄청 좋아하고, 밥해달라고 징징 거린다. 

이게 뭐지? 사실 밥을 매일 먹는게 쉽지 않은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한국에서 보다 프랑스에서 밥을 더 많이 먹는 것 같다. 그래도 밥은 탄수화물이라서 나름 걱정이 되서 쿠팡한테 매일 콩만큼씩 양을 줄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소용없다. 매일 밥 다 먹으면 밥달라고 징징 거린다. 그래서 밥에 흑미랑 여러가지 잡곡을 넣어서 한다. 더 놀라 운건.. 가끔씩 '애 외국인 맞나?' 라는 생각이 든다 .

사실 난 고등어를 좋아하긴 하지만 고등어 조림은 냄새가 나서 잘 안 먹는데..

글쎄 쿠팡이... 제주도에 가서 고등어 조림 맛집을 갔는데, 나와 쿠팡은 비릿냄새가 날 것을 걱정해서 그냥 해물탕을 먹었다. 그런데 왠일.............나도 잘 안먹는 고등어 조림을 혼자 잘 먹더니 자기 메뉴보다 이게 더 맛있다고 고등어 조림을 먹는게 아닌가? 

놀란 우리 엄마와 나는.. 애 외국인 맞아? 라는 눈으로 쳐다 봤다. 그런데 뭐든 잘먹으니 이렇게 좋을 수 가 없었다. 

 

그리고 고기집에 많이 갔는 데, 애 외국인 맞아? 고기집에서 주는 된장찌개를 너무 맛있다며 잘 먹는다. 한번도 아닌 여러번을..........그래서 곰곰히 생각했다. 뭐지? 뭐지? 

 

그런 쿠팡 덕분에 난 집에서 청국장도 끓여 먹고 된장도 잘 끓여 먹고 있다. 운이 좋은 거라고 할 수 있다 :) 

프랑스 사람들은 다 그런가? 그래도 이런 위험한 도전은 쿠팡 가족에게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놀라서 도망갈지도 모르니 말이다. 

 

사실 중국인도 된장찌개 먹기 힘들어 하는데... 한번의 거부감 없이 맛있다고 먹은 쿠팡에게..............

난 또 된장찌개를 끓여서 밥에 비벼 먹자고 제안했다. 당연히 맛있다며 쿠팡은 잘 먹었다. 정말 요즘은 쿠팡이 양식보다 한식을 더 좋아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꼼수 일지도 모른다. 한식은 나만 요리 할 수 있어서..요리 안하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매운 거 못 먹는 것 빼고 한식 다 잘먹는 쿠팡이 좋다. :)

 

하하하하 그렇다고 매운거 못먹는다고 내가 이걸 포기할 사람은 아니지만, 쿠팡에게 조금씩 매운맛을 길들이고 있다 처음 단계는 양념치킨, 그리고 최종은 김치가 되겠지말 말이다. 

 

하..김치는 진짜 갈길이 조금 멀다. 프랑스 마늘과 양파가 매워서 항상 담글 때 마다 내가 먹어도 맵다 ㅠㅠ.. 언젠간 조금 덜 맵게 만들면 김치도 좋아하는 쿠팡이로 만들어야지 :) 

 

 

아무튼 난 복이 많은 여자다. 된장찌개 좋아하는 외국인 얼마나 되려나 :) 집에서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