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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생활

2.나는 프랑스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 코로나바이러스 걸렸는데 마스크도 없이..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나가려는 순간 옆집에 할머니가 물었다.

"너네 코로나 바이러스 걸린건 아니지?" 

 

우리 옆집에는 늙은 노부부가 비숑프리제 강아지 한마리와 살고 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비숑프리제를 키우고 싶었지만 미친듯이 짖는 옆집 비숑프리제 때문에 생각을 바꿨다. 강아지가 나갈 때 마다 짖어서 하루에 적어도 3번이상은 할머니가 강아지를 산책시는 것을 알고 싶지 않아도 알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심각해지고 강제격리기간에도 할머니는 아랑곳 하지않고 하루에 3번이상 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속으로는 저 할머니 대단하다. 정말 프랑스 사람들은 개를 키우면 산책을 자주 시키는 구나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 집에서 이런 생각도 했다. 저 할머니가 개를 데리고 매일 산책을 나가는 것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안 걸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 안전하다고 생각을 했다. 

 

2월경 강제 격리기간에 옆집에서 할아버지의 심한 기침 소리가 들려와 나는 찝찝함에 열어 놓은 창문을 다 닫아버린 기억이 있다. 기침소리가 워낙 커서 코로나 바이러스 걸린거 아니야? 라고 생각은 했지만 할머니가 매일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가니 아무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었다. 내가 프랑스 사람들을 너무 잘 몰랐던 것이었을까? 쿠팡과 나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할머니는 다정하게 "너네 코로나 바이러스 걸린것 아니지?"라고 해서 "네"라고 했더니 "그래 너네 마스크쓰고 다니고 정말 잘하는 거야! 우리 남편은 코로나바이러스를 2월에 결러서 지금은 후유증으로 1미터도 못걸어" 우리는 그때 "정말요? 괜찮으세요?"라고 물었고 할머니는 "응 나는 병원에서 일을 하고 그래서 면역력이 좋아서 괜찮은데, 우리가 그때 시장에 갔다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걸렸지 뭐야" 우리는 그 당시 아무 생각없이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어서 유감이에요"라고 이야기를 하고 차를 타고 집에 오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제격리기간에도 할머니는 쓰레기를 버리러 갔고, 그리고 격리 기간이 해제가 된 후에도 몇 번 복도에서 마주쳤지만 할머니가 마스크를 쓴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도 어김없이 할머니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있었다. 

 

남편이 코라나 바이러스에 걸렸고, 분명 자기도 걸렸지만 금방 나았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할머니를 보면서 내가 강제격리기간동안 악착같이 했던 행동들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이었다면 주변에 누가 감염되었는지 자세히는 몰라도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사실 이것도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프랑스는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프랑스 방송에서 떠들어 대는 것이 기억난다. 앗뿔싸..

진짜 바로 옆집에 코로나 환자가 있었는데, 그 환자는 개를 산책시키로 마스크도 없이 매일 밖을 나갔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병원에서 일한 사람이 저런 행동을 할 수 있지? 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