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한국에 1년에 한 번 이상 들어왔고, 들어오면 1달 정도 머물다가 한국에 갔어요.
그런데 작년에.........코로나 때문에 비행기만 4번 정도 취소되고
결혼식에 뭐에 이래저래 1년을 넘게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어요.
"그놈에 프랑스 공무원"을 겪으며 프랑스에 삶이 지쳤고 안일한 프랑스 정부의 대응과 코로나 바이러스를 마주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기가 막힌 행동에 이미 저는 프랑스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해외 살아도 걸리지 않았던 병 "향수병"에도 걸려보고 그 당시는 그냥 "무조건 프랑스 싫어 병"이라고 해야 할까요?
다들 보통 초기에 걸린다던데....... 전 익숙해지고 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몇 년을 걸쳐서 받아들여야 하는 "문화충격"을 핵폭탄 맞았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요?
아무튼 이때 쿠팡 왈" 쿠핑 너무 힘들지? 다음에 한국에 가면 오래 있다가 와, 3개월 이상 있다가 오던지 해"
"정말? 그리고 나 부동산 투자해야 해서 3개월 이상 한국에 체류해야 될지도 몰라, 그럼 3개월 이상 있다가 올게"
이 당시만 해도 한국에 새 아파트를 청약받아 오리라는 마음이 굳건했어요 :) 하하하 지금은 정부의 제도가 바뀌는 바람에 그리고 재외국민이라 분양권을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하.. 결국 피 주고 사야 줘.... 다음에 ㅠ_ㅠ...
아무튼 이렇게 프랑스를 떠나와서 한국에 도착해서 격리 생활도 하고 시험도 끝났는데....
쿠팡한테는 미안하지만 너무 좋아요. 단지 매일 통화할 때 쿠팡이 요리하고 일하는 것을 보면서 안쓰럽다가.............
혼자 집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때는 행복하다!! 하다가
또 시간이 지나면 우리 쿠팡 잘 챙겨 먹고 있나?! 쿠팡이 보고 싶네, 얼른 빨리 가야지!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ㅠ_ㅠ! 를 반복해요.
그리고 장기간 떨어져 있으니 쿠팡이 제가 했던 이것저것들을 혼자 다 하기 시작하면서 제 삶을 더 이해해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미안해져서 통화하면서
'너 요리하는 거 힘들지? 내가 프랑스 가면 한 달 내내 요리해줄게'
'쿠핑! 아니야 같이 해야지! 요리 같이해!'
'그럼 그다음 달은 쿠팡이 다 요리할 거야?'
'음............ 도전해볼게'
부부가 떨어져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게, 한국에 한 달 혼자 갔다 올 때마다 쿠팡이 더 업그레이드가 되어 있어요.
예를 들면 청소를 더 많이 해 준다거나 혹은 내가 했었던 부분들을 자기가 더 한다거나 저를 더 아껴준다고 생각을 해요 :) 그래서 매년......... 꼭! 한국에 와야겠다는 하하하하하
이번에 프랑스에서 한국에 오면서 '헬로 프레쉬'라는 밀키트를 풀로 메뉴를 고르고 왔는데 열심히 잘해 먹고 있는 쿠팡이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래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쿠팡도 1달은 혼자 괜찮은데 1달 넘어가는 순간부터 '징징이'가 되기 시작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음식을 잘 못 먹어서 소화가 안된다. 너랑 같이 밥 먹을 때는 소화가 잘 되었는데.....
어제 악몽을 꿨어... 혼자 자서 그런 거 같아...... 빨리 와..............
네가 나를 버리고 한국에 갔어.................. 농담으로 이런 말을 많이 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온갖 귀여운 표정을 지으면서 아쉽네... 네가 한국에 있어서 나를 직접 볼 수 없잖아...? 등등..
게임 좋아하는 쿠팡에게 "쿠팡! 내가 없으니 게임을 마음껏 하고 좋지 않아? 너 자유야!"
"아니.......... 싫어.......... 네가 옆에 있는 게 좋아, 난 같이 있는 게 좋아"라고 말하는 쿠팡을 보며 전 딱 한마디
"그러니까 우리가 결혼했나 봐 홍홍홍홍 조금만 기다려 눈 감고 일어나면 내가 옆에 와 있을 거야!!"라고 대답을 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혼자 있는 쿠팡이 걱정이 스멀스멀.................... 많이 되기 시작.......!
그리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내가 결혼했구나, 그리고 한국에서의 시간도 너무 좋지만 내가 찾는 나의 행복의 파랑새는 프랑스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세상에서 나를 제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 그 사람이 있는 그곳은 싫지만,,,,,,,,,,,,,,그 사람이 좋으니 제가 프랑스 사는 게 아닐까요...........................? 하하하 결론은 쿠팡도 업그레이드, 저도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우리 다시 만나면 더 서로 잘해줄 거 같아서 가끔씩은 이렇게 떨어지는 시간도 소중한 것 같아요.
매일매일 같이 살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을 가끔씩을 잃어버리잖아요. 프랑스에 있었을 때는 가족의 소중함이 너무 커서 부모님, 언니에게 이런 것도 잘하고 해야지 하다가 한국에 오면 또 반대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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