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라를 이해해가는 너
로마를 여행하기 전에도 쿠팡이 물었어요. " 왜 혼자 여행을 가? 위험하게? "
"그게 말이지. 혼자라도 못가면 영영 못 가! 우리언니, 내친구들 봐. 일을 그만둬야 해외여행을 길게 가잖아. 길게가는 것도 10이상도 못가는 사람도 많잖아. 우리도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여행가고 싶지. 누가 혼자 여행을 오래 하고 싶겠어?"
친구들이 프랑스, 유럽에 여행 온 이후로 어떨결에 제가 보호자의 역할을 하게 되었어요. 실시간으로 " 야 너 어디야? 해 떨어졌어 빨리 집에가!" 잔소리 대마왕 친구가 되었어요. 오후 5시 이후면 한국 사람도 자니까 그 시간에 카톡하거나 실시간 정보를 공유해 줄 유일한 사람이 저였어요.
그리고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밤 늦게 카카오톡을 계속 보냈네요. 어찌나 좋던지............................. :) 그 덕에 쿠팡이 제가 카톡만 본다고 불평을 하긴 했지만요.
친구들이 어려움이 닥칠 때 마다 우버이용,택시이용,어떻게 티켓을 사나 혹은 근황을 계속 묻고 대답하고 대화하고 :)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드디어 2개월간 기다렸던 로마에 갔어요. 프랑스 내에 여행할 때는 차로 여행하는 곳이라 혼자온 한국인을 많이 볼 수 없었어요. 그런데 그거 알죠?
말하지 않아도 우린 알잖아요. 한국인인거................. 제 또래 혼자 여행 온 분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쿠팡도 한국인 구분을 이제 잘해서 한국인 진짜 많다. 그리고 제가 그랬어요. " 응 혼자 여행 온 내 또래도 정말 많다.. 뭔가 찡해 누가 혼자 오고 싶겠냐고! 우리나라도 바뀔거야 "
그리고 콜로세움에 입장하기 위해 혼자 여행오신 40대분의 아저씨를 만났어요. 사실 처음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오셨다는 말씀을 하시기에 머쓱하셨는지 복직을 준비하고 계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이분...................제가 딱 봐도 먼가 스트레스 받아서 건강이 안좋으셨다가 힐링차 오신 듯 한 느낌이....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셔서 아프셨다고...직장을 그만두고 그래서 힐링 차 무작정 여행을 오셨다고.. 영어를 잘 못해서 이것 저것 사람들 도움 받으면서 여행하신다고....
아, 또 슬퍼졌어요. 하지만 반가웠어요. 오랜만에 한국분을 만나서 대화를 한다는 즐거움도 있었거든요. 사실 저도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아팠어요. 1학기 남았지만 더이상 하다간 죽을 것 같았죠. 가족들이 모두 말렸지만 그만뒀어요. 그 만둔 게 죄인가요? 지금 잘지내고 있으면 된 거죠. 일 좀 안하면 어때요? 평생 안하는 것도 아닌데...
마음이 아팠어요. 제 친구들도 직장을 그만두고 힐링차 여행, 친언니도 힐링차 혼자 여행..........그렇게 제 또래 사람들........ 혼자 여행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 .......................
우리 나라도 언젠가는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여행가는 날이 많아 지겠죠?
그리고 프랑스로 돌아와서 쿠팡이 BBC뉴스를 보더니................... 쿠핑 이거봐 한국사람들은 너무 일을 많이해서 죽기도 한대. 왜 이렇게 일을 많이 하는 거야? ............너무 힘들겠다.......이제 좀 이해가 가..왜 혼자 여행하고 그러는지...
같이 기사를 또 읽으면서 한숨을 푹 같이 쉬었네요. 하지만 언젠가는 모두가 편하게 쉬고 여행할 수 있는 시간도 여유로워 지는 날이 한국에도 올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이 남자................... 한국에 대해 점점 이해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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